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프레임에 담고 싶어 한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기다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사진가들을 보면 백이면 백 대부분이 부지런하다. 남들이 자는 시간에 깨어서 새벽공기를 마시며 일출을 촬영하고, 새벽에만 만날 수 있는 곤충들을 프레임에 담는다. 또 남들은 무겁다며 렌즈 하나로 산을 오르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무거운 바디와 망원렌즈를 어깨에 이고 산에 올라 다른 이들이 포착할 수 없었던 산의 중후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온다. 식상하고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닌 특별하고 느낌이 있는 사진을 위해서는 이처럼 직접 발로 뛰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여기 그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새로운 것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세계 어디든지 직접 발로 뛰는 사진가가 있다. 바로 오지전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박하선이다. 박하선은 20대를 바다위에서 항해사로 보냈다. 미지의 세계를 만나는 것이 좋아서 독학으로 카메라를 배웠고 배가 정박한 곳이면 어디든 사진에 담았다. 그는 결국 사진에 올인하기 위해서 배에서 내렸고, 2001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사진콘테스트인 ‘월드 프레스 포토’의 일상생활(daily life stories)부문에 선정됐다. 티벳 사람들의 장례풍습을 다룬 ‘천장’시리즈로 수상을 영광을 얻게 된 것이다. ‘보여주고 싶다’기 보다 ‘내가 보고 싶다’는 강렬한 바람을 가지고 있는 사진가 박하선의 사진 이야기를 들어보자.
 
  쉽다고 생각하면 쉽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것이 사진이다. 카메라의 발달로 사진 자체의 기술적인 면은 굉장히 편리해졌지만 좋은 사진을 얻는것은 여전히 힘든 작업임에 틀림없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자신이 사진을 왜 찍는가에 대한 생각을 지속적으로 하고 피사체에 접근한다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 피사체에 좀 더 다가가라.

 사진을 찍을 때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피사체에 가깝게 접근해야한다. 피사체에 좀 더 가까이 접근했을 때 피사체와 교감할 수 있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메시지가 있는 사진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진보다 메시지가 있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사진에 메시지를 담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대상과의 거리를 얼마나 줄이는 데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충분히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서 촬영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물을 보고는 피사체와 떨어져 있는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피사체에 어떻게 다가가는 게 좋을까? 먼저 촬영자는 피사체에 거리를 두고 외곽에서부터 천천히 접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피사체의 주변 환경까지 프레임에서 표현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접근해서 광각렌즈로 촬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광각이 가지는 왜곡을 이용하여 인물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해서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고 표현 해보자. 훨씬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Full Frame 바디에선 24mm 이하의 광각렌즈를 사용하지 말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대가 어려운 망원렌즈 보다는 편의성이 높은 단렌즈나 줌렌즈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무거운 카메라 바디, 렌즈, 그리고 트라이포드까지 가지고 다니는 사진가들에게 망원렌즈는 분명 부담스러운 장비다. 하지만 망원렌즈를 쓰는 습관을 가지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면 우리 눈으로 관찰했을 때 놓치기 쉬운 디테일한 부분까지 잡아낼 수 있다. 망원렌즈대신 광각으로 사진을 촬영하게 되면 지나치게 많은 부분이 프레임에 드러난다. 사진이 모든 것을 설명하면 읽는 이들이 할 일이 없어지고 그렇게 되면 사진이 재미없어지기 쉽다. 비록 최근엔 광각렌즈라도 조리개값이 작기 때문에 망원의 효과를 어느정도 볼 수가 있긴 하지만 인물 사진에서 광각은 망원의 아웃포커싱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반면에 망원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한 프레임 안에 많은 것을 함축할 수가 있다. 특히 산악사진의 경우 망원 렌즈로 촬영하게 되면 프레임에 힘이 실리고, 사진이 웅장하며 중후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 오지를 탐험하다.

 그는 사진에 있어서만큼은 말 안 듣는 청개구리다. 촬영하지 말라는 곳에서는 꼭 사진 찍고,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는 꼭 들어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토종 청개구리다. 그는 누구나가 꺼리는 곳이야 말로 ‘진짜’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카메라를 손에 쥔지 어느덧 30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사이트 (http:://www.photodragon.com)를 통해 함께 오지를 여행하고 그 모습을 프레임에 담을 동료들을 모집한다. 그의 사이트에서는 그가 여행했던 나라들의 여행정보는 물론 박하선의 포토에세이도 함께  볼 수 있다. 아래 그의 포토에세이 한편을 소개할까 한다.

박하선의 포토에세이
스리랑카(SRI LANKA)-문화삼각지대(CULTURAL TRIANGLE)

‘인도양이 진주’라고 부르기도 하고, ‘인도 대륙의 눈물’이라고도 불리 우는 섬나라 ‘스리랑카’. 이곳에 기원전 236년에 인도 아쇼카의 아들 ‘마힌다’에 의해 불교가 전해지면서 그 찬란한 문화가 피워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도 그 화려하고 엄청난 규모의 문화유산 들이 도처에서 지난날을 그립게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누라다푸라’, ‘폴론나루와’, ‘누와라(캔디)’를 잇는 일대에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유적군이 몰려있어 이 지역을 일컬어 ‘문화삼각지대’라 부른다.

아누라다푸라. 약 2,500년 전에 이곳은 스리랑카 최대의 도시였다. 그 문명을 상징이라도 하듯 거리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탑은 하늘을 향해 장대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고, 수많은 조각은 어느 것이나 부처의 미소처럼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 기반을 다진 불교, 즉 우리가 흔히 ‘소승불교’라 말하는 상좌부 불교는 미얀마, 타이, 캄보디아 등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남인도에서 쳐들어온 침입자와의 거듭된 전쟁 끝에 1,400여 년에 걸친 영화의 막을 내리게 된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도처에서 지난날의 영광을 느껴보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이 아누라다푸라 유적지를 둘러보지 않고서는 스리랑카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이 아누라다푸라에서 그다지 멀지 않는 곳에 스리랑카에 최초로 불교가 전래된 성지 ‘미힌탈레’가 있다. 1934년, 정글 속에서 잠자고 있던 유적군이 발굴된 이래 스리랑카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의 하나로 여겨지며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석양녘에기도하기 위해 오르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끼여 산정의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서서 광활하게 펼쳐지는 불국의 땅을  바라볼 때의 기분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게 한다.



10세기 말에서 11세기에 걸쳐 남인도의 쵸라왕조가 대군을 보내 신할라 왕조의 수도인 아누라다푸라를 정복하게 되자 이 신할라 왕조는 어쩔 수 없이 수도를 ‘폴론나루와’로 옮겼다. 이때부터 폴론나루와 시대가 열리고 타이나 미얀마 등에서 승려들이 찾아올 만큼 불교도시로 번영을 누려 스리랑카 불교 문화의 전성기를 맞았다. 정글 속 곳곳에 지금은 폐허로 남아있는 왕궁이나 거대한 불탑, 불상들이 그 시대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폴론나루와 시대도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13세기 후반에 다시 인도 쵸라왕조의 침략을 받아 이 섬의 중앙부로 쫓겨가게 되고, 폴론나루와의 영광은 점차 페허의 도시가 되어 정글속에 묻히게 되었다.

이 문화삼각지대에서 가장 독특한 곳은 ‘시기리아’에 있는 거대한 바위산의 요새 ‘시기리아 록’이다. 주위의 숲과 상당히 대조적인 적갈색의 이 바위산은 높이가 195미터로 하늘을 향해 거의 수직으로 솟아있는 기막힌 모양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이 바위산 꼭대기에 5세기 중엽에 화려한 왕궁을 짓고 살았던 왕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억지로 왕좌에 오른 ‘카샤파’ 왕자는 동생 ‘목갈라하나’의 보복이 두려워 이 요새에 성을 쌓았다. 경사가 급한 바위를 사자 발톱 모양의 돌계단을 거쳐 거의 기다시피 하며 산 꼭대기에 올라서면 숱한 의문에 싸여있을 뿐인 궁궐의 흔적들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담불라’의 석굴 사원 역시 갑자기 우뚝 솟은 듯한 거대한 적갈색의 바위산에 있다. 이 절은 기원전 1세기에 신할라 왕인 발라감 바후 왕에 의해서 지어졌다. 왕은 당시 수도였던 아누라다푸라에서 타밀 군의 침략에 밀려 이곳으로 피신한 뒤 다시 왕권 회복을 꾀했다고 해서 감사의 뜻을 모아 이 사원을 짓게 했다고 한다. 벽화는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바래갔고 다시 그 위에 새로운 극채색의 그림을 그려가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석굴에 들어가면 그것들이 놀라운 박력으로 다가와 신성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불교 설화를 그린 수많은 벽화 가운데는 신할라인과 타밀인 사이의 전쟁을 그린 것도 있다.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민족 간의 갈등이 태고적부터 계속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문화삼각지대의 종점이며, 스리랑카 마지막 왕조의 도읍이라 할 수 있는 ‘누와라’는 ‘도시’라는 뜻인데 지금은 ‘캔디’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영국 식민지 시대의 아픔이 배어있는 곳이다. 19세기에 이 곳 누와라가 영국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으면서 신할라인들은 식민지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스리랑카 지배를 시작한 영국은 스리랑카의 종교나 전통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특히 자신들의 언어대로 지명을 많이 바꾸었는데 영국 식민지 시절 전까지 수도였던 누와라를 캔디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누와라에는 식민지 세월을 당당하게 이겨낸 ‘달라다말리가와’라는 사원이 있다. 일명 ‘불치사’라 불리는 이 절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모셔놓은 곳이다. 4세기에 인도 오릿사의 칼링가로부터 전해진 석가모니의 치아는 스리랑카의 왕조가
도읍을 바꿀 때마다 함께 옮겨졌다. 불치를 유달리 귀하게 생각하는 스리랑카인들은 이 곳 참배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인다.

스리랑카는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움직이는 여정에 따라야 하는 곳이다. 이 여정은 스스로의 발견을 위한 여행이고 삶을 찾는 길이다. 곳곳에 스며 있는 상좌부 불교의 자취. 그리고 가냘퍼 보이지만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꿋꿋이 지켜온 문화. 그 모든 문화의 내음을 듬뿍 담아 찾아오는 손님을 반기고 있다. 끝.

스리랑카 여행 정보(Travel Information) TRIANGLE

 1. 비자

2002년 현재, 한국 여행객에게는 별도의 비자가 필요치 않다.

2. 항공

1) 서울-싱가폴-콜롬보 구간을 싱가폴 항공이 운항하고 있다.
2) 서울-방콕-콜롬보 구간을 타이항공이 운항하고 있다.
3) 서울-홍콩-콜롬보 구간을 케세이패식픽 항공이 운항하고 있다.
4) 방콕- 콜롬보, 일본(후쿠오카)-콜롬보 구간을 에어랑카 항공이 운항하고 있다.

3. 통화와 시차
스리랑카의 통화 단위는 ‘루피(Rs)’이며,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3시간 30분 늦다.

4. 콜롬보 공항에서 시내로

콜롬보 국제공항은 콜롬보의 북쪽 32킬로미터 지점에 있으며, 공항로비 앞에서 시내까지 버스와 택시가 운행하고 있으며,
드물기는 하지만 열차도 있다. 하지만, 초행길에는 택시 를 이용하는 게 좋은데,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5. 숙박

스리랑카의 전반적인 물가는 저렴한 편이지만, 콜롬보 시내에서 초행길인 외국인 여행자 가 묵기에 적합한 저렴한 숙소를 찾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그것도 밤에 도착하면 더욱 그렇다. 그 중의 하나 ‘Hotel Empress'’가 추천할만 하다. 한국인이 경영한 적이 있어 한국음식점도 있으며, 에어콘이 있는 방 하나에 20US$ 정도다. 좀 더 비싸기는 해도 그럴싸한 곳을 찾는다면, 시내 중심에 있는 일류 호텔 보다는 남쪽 외곽지역 바닷가에 있는 전통이 있는 호텔 ‘Mt. Lavinia'를 추천한다. 문화 삼각지대(아누라다푸라, 폴론나루 와, 캔디)에는 곳곳에 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하면서 쓸만한 숙소들이 많아 별 불편이 없다. 10-15 달러면 에어콘이 있는 호텔에 투숙. ‘폴론 나루와’에서는 ‘GAJABHA G.H.'에 여행자들이 많이 묵고 있다.

6. 교통

콜롬보에서 ‘아누라다푸라’ 까지는 버스와 열차가 있다. 에어콘 버스도 좋지만 주간에는 열차를 추천하고 싶다. 약 5시간이 걸리는데,
2등칸도 있지만 주간에는 3등칸이 더 매력 적이다. 현지민들과 뒤섞여 대화를 나누면서 주변 시골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이 절대 지루하지 않게 된다. ‘아누라다푸라’에서 ‘폴론나루와’까지는 버스로 약 3시간이 걸리고, ‘폴론나루와’에서 ‘시기 리아’에 갈 때는 ‘담불라’라 ‘캔디’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도중 ‘이나무라’에서 내려, 버 스를 갈아타야 한다. 하지만 버스가 보통 만원이어서 타기가 쉽지 않다. 이때는 오토릭셔 를 불러 타고 가는 게 한 방법이다. 3달러 정도다. ‘아누라다푸라’의 유적지는 넓기 때문에 걸어다니며 구경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그래서 오토릭셔 또는 택시를 하루에 10달려 이내에 랜트 할 수 있다.

7. 입장료

문화 삼각지대의 유적들은 유네스코에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는 입장료가 상 당히 비싸다. 아누라다푸라-15달러,  폴론나루와-15달러, 시기리아 록-15달러(변경되었을 수 있음). 단, 석굴 벽화가 있는 ‘담불라’와 ‘캔디’, ‘미힌탈레’ 같은 곳은 이보다 저렴하다.

8. 주의사항

1).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자주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모기가 많기 때문에 말라리아에 걸 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현지민들은 거의가 순진하고 착하지만, 이따금 소매치기나 사기꾼들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3). 드물기는 하지만, 콜롬보 시내는 물론 지방에서도 이따금 타밀 반군들의 폭탄 테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 모든 불교 유적은 이곳 스리랑카 사람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성지이다.
이 신성한 기 도 장소를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복장(피부를 심하게 노출시키는 복장은 삼가에 주의하고, 성지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맨발로 들어가야 한다.


- 다큐멘터리 작가의 사명.

 사진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에게 그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진 찍는 방법을 체득할 때 교수님들과 전문가들이 거들어 줄 수는 있지만 100퍼센트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좋은 사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많이 경험하는 것이 좋은 사진을 위한 지름길이다. 그는 진정한 노력파다. 모든 사람이 꺼리는 곳, 사진을 찍기엔 위험한 곳이 그에겐 최고의 촬영장소다. 그는 카메라를 통해 사실을 조작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기록하는 것에 의의를 가지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하기 위해서는 두 눈 외에 또 하나의 눈을 가져야 한다. 바로 왜곡 없이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눈을 가지고 똑같은 상황을 바라본다. 하지만 마음의 눈으로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다큐멘터리 작가의 명분이고 사명이다. 보이지 않는 것 까지도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진정한 다큐멘터리 작가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곳이 많고 못 찍은 것이 많을 텐데 왜 오지로만 돌아다니는가? 라는 질문에 그는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 전체가 우리 것" 이라며 "글로벌시대에는 좁은 한반도 안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찾을 게 아니라 지구 전체를 우리의 무대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낯선 것들을 익숙하게 바라보는 박하선은 계속해서 앞으로도 오지를 다니면서 새로운 세계를 우리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게재된 모든 사진은 박하선 작가에게 저작권이 있으며, 게재글은 (주)TCN미디어가 저작권을 가집니다. 본 게시물의 무단 전재 및 배포를 금지합니다.


  
 
  인터넷의 발달과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의 급속한 보급으로 디지털 사진이 빠르게 대중화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사진을 즐기는 대중이 아날로그적 감성보다는 디지털이라는 기술적 요소들에 흥미를 갖도록 하였으며, 전문화된 대중들은 점차 기술적인 요소들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전문 분야가 사물에 대한 근접촬영인 ‘접사’다. 접사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을 카메라를 이용하여 세밀하고 자세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사진가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간다. 카메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접사라는 것이 그저 카메라를 대상에 가깝게 가져간다고 찍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훌륭한 접사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촬영자의 감각과 사전지식도 중요하지만 1회 강의에서 설명했던 접사링, 링플래시, 마이크로 렌즈 등 기계적인 옵션들 역시 충족돼야 한다. 토요포토스쿨 23강에서는 Q&A 형식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접사 촬영을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분명히 초점을 정확히 맞춘 것 같은데 결과물을 보면 왜 흔들린 사진이 많을까? 


 근접촬영시 접사렌즈를 사용하면 아주 작은 피사체라도 우리의 눈 보다 가깝게 확대하여 촬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리처럼 작은 곤충을 초접사를 이용하여 화면에 꽉 차도록 찍는다고 가정해보자. 파리의 원래 크기는 보통 10mmX5mm 정도지만 초접사를 이용하여 촬영할 때는 원본의 약 100배 정도 크기로 확대 할 수 있다. 이는 즉, 카메라가 1mm 흔들리면 그 미세한 흔들림이 결과물에서는 100배 이상 흔들린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안정된 그립과 적정광량은 모든 사진에서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접사에서는 유독 더 중요한 것이다.

2. 왜 내 사진은 선명하지 못한가?


 보통 초점이 정확한 사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1/초점거리’의 셔터스피드를 내면 된다고 한다. 즉 50mm 렌즈의 경우 1/50으로 찍으면 안 흔들린다는 것. 하지만 풀프레임 바디가 아닌 크롭바디(필름보다 작은 CCD/CMOS를 사용하는 카메라)의 경우 크롭비율을 곱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니콘 기종의 경우 1/초점거리X1.5의 셔터스피드가 확보되어야만 정확한 초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제조사별 크롭비율 : 캐논 1.6배 / 니콘 1.5배 / 올림푸스 2.0배


 VR/IS등 손 떨림 보정기능들이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접사에서는 VR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일반적인 촬영의 경우 손 떨림 방지를 위해 삼각대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곤충이나 새와 같이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경우에는 삼각대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동적인 대상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삼각대의 사용보다는 안정된 그립과 순간포착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 접사렌즈는 가변조리개인가?


 ‘가변조리개’는 줌렌즈에서만 이야기 될 수 있는 용어다. 접사렌즈는 단 렌즈다. 접사렌즈라는 것은 일반렌즈에 접사 링을 붙여서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조리개 값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접사에서는 가변조리개가 아닌 유효조리개를 이야기 할 수 있는데, 단 렌즈에서 유효조리개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해서 어두워지지 않는다.

 

 여담으로 캐논이나 시그마의 렌즈는 조리개 값이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니콘, 탐론, 미놀타의 경우는 렌즈 조리개 값이 변한다. 그렇다면 캐논, 시그마가 더 좋다는 것일까? 캐논 시그마 역시 조리개 값이 변하긴 하지만 표시가 되지 않을 뿐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 촬영 시에 계산이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조리개 값이 변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4. 접사렌즈는 멀리 있는 사물을 찍을 때는 별로인가?


 흔히들 생각하는 것이 접사렌즈는 배경정리가 되기 때문에 심도가 얕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접사렌즈는 일반렌즈와 똑같이 촬영하면 약간 심도가 깊다. 모든 렌즈는 피사체와 촬상면간의 거리가 짧아질수록 당연히 심도가 얕아진다. 접사렌즈는 일반 렌즈에 비해서 당연히 작업거리가 짧다. 그래서 접사렌즈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그 때문에 당연히 심도가 얕을 수밖에 없다.


 망원으로 곤충이나 식물을 접사로 찍고 싶으면 배경이 많이 뭉개진다. 배경이 깨끗하게 정리된 접사사진은 깔끔하긴 하지만 배경과 구도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사진이 식상해지기 쉽다. 105mm 망원 렌즈로 촬영을 하면 심도가 너무 얕기 때문에 뭉개짐이 너무 크다. 또한 망원계열은 깨끗한 사진을 살릴 수는 있지만 안정적인 셔터스피드 확보가 어렵다. 나의 경우 배경을 깨끗하게 정리한 사진보다는 주변을 살릴 수 있는 사진을 주로 촬영한다. 위 사진의 경우 10.5mm 어안렌즈를 이용하여 아주 근접해서 찍은 사진이지만 배경과 원근감이 잘 살아났다. 따라서 화면이 박진감이 있고 구도와 배경으로 재밌는 사진을 만들 수 있었다.



5. 접사 촬영을 할 때 표준이 되는 수치가 있는가?


 접사렌즈 장착 후 수동모드를 설정한다. ISO 값은 200정도로 두고 조리개는 11에서 13정도, 셔터스피드는 1/250 정도로 선택한다. 그 후 링후래시를 이용하여 강제발광을 해보자. 제법 그럴듯한 접사촬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광만을 사용할 경우 위의 수치는 어둡다. 망원계열인 300mm렌즈와 같은 경우에는 1/2000정도의 셔터스피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광 상태에서는 조리개를 조여야만 심도가 나오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ISO를 400정도 준다. 이와 같이 접사라는 것이 기본적인 수치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보면 다른 인물이나 풍경 촬영을 할 때보다 편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6. 밝은 렌즈일수록 좋은가?


보통 수치가 밝은 렌즈가 더 비싼 가격이기 때문에 흔히들 조리개 수치가 낮을수록 좋은 렌즈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렌즈 매수가 작을수록 선예도와 밝기가 좋다. 하지만 렌즈가 밝을수록 선예도가 떨어진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렌즈가 밝을수록 선예도가 좋은 렌즈를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만약 같은 기술로 만든다면 적당히 어두운 렌즈가 더 선예도가 좋다.



7. 1:1 접사란?


1:1접사 (동배접사)란 간단히 말해서 피사체의 크기와 그 피사체가 센서에 맺힌 크기가 같음을 의미한다. 1:2는 센서의 맺힌 크기가 원래 피사체의 1/2를 나타낸다.

8. 크롭바디와 접사배율의 관계


크롭바디와 접사배율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많은 논란이 된다. 간단히 접사부분에서만 한정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크롭바디가 풀프레임에 비해서 돈을 절약하면서도 성능은 훨씬 뛰어나다. 왜냐하면 접사라는 장르는 피사체를 될 수 있는 한 크고 정밀하게 찍기 위해 생긴 사진의 한 장르이기 때문이다. 크롭바디라 하는 것이 배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진다. 간단히 이야기하서 풀 프레임에 1:1접사렌즈를 붙인 것보다 1.5x에 1:1렌즈를 붙이면 배율이 1/5:1이 되는 효과를 가진다는 얘기다. 찍어보면 다들 느끼지만 이 차이는 엄청나다. 1:1이상으로 배율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1.5:1의 배율을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9. 그렇다면 어떤 카메라를 써야하나?


먼저 크롭바디라면 실질적으로 배율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화소가 높은 카메라일수록 좋다. 높은 화소는 디테일과 비례한다. 예기에 추가한다면 AF능력과 빠른 조작, 저장 속도, 그리고 튼튼한 외관 방진/방습정도가 추가된다면 야외 촬영 시에도 걱정 없이 촬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0. 초접사는 어떻게 찍나?


보통 사진을 찍을 때 구도를 잘 구성하고 순간을 포착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전통적인 사진 방식이었다. 하지만 초접사는 눈으로 절대 볼 수 없는 것을 카메라를 통해 디테일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만큼 초접사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내공이 필요하다. 초접사를 하기 위해서는 60mm macro렌즈가 매우 좋다. 이 렌즈는 손떨림이 적어서 쨍한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접사링을 장착했을 때 광각일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60mm를 광각으로 보기에는 힘들지만 60mm와 같이 광각에 가까울수록 크게 찍힌다. 그리고 초접사는 짧은 렌즈가 좋다. 60mm 렌즈를 두고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60mm macro 렌즈는 성능이 좋은 렌즈이다. 접사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이 손떨림인데 앞에서 이야기한 1/250정도의 셔터스피드만 확보된다면 플래쉬 발광효과를 등에 업고 몇만분의 1초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

11. 완벽한 후보정 사진을 원한다면?


 JPEG포맷이 아닌 RAW로 찍는 것이 좋다. 먼저 RAW는 JPEG보다 화질이 좋다. Detail 자체가 다르다. 사진을 할 때 RAW로 찍는 것이 나중에 보정하기에 좋다. “제 기종은 화이트밸런스와 색감등이 마음에 안들어요, 근데 메모리가 부족하고 컴퓨터가 안좋아서 RAW로는 못찍습니다. 그리고 RAW로 찍으면 정말 귀찮거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이 말은. “기타를 잘치고 싶은데, 연습안하고 잘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연습하기는 정말 귀찮거든요.”와 같은 말이다. RAW가 귀찮아서 못 찍겠다는 사람은 뭐 하러 귀찮게 사진은 찍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컴퓨터와 메모리가 부족하다는 사람은 훨씬 비싼 바디와 렌즈는 어떻게 구입하는 건지 말이다. 디지털카메라도 일종의 컴퓨터 주변기기이다. 좋은 컴퓨터를 쓰지 않으면서 어찌 좋은 결과물을 바랄 수 있을까?


 RAW라는 것은 빛이 센서에 들어와서 기록된 그 상태를 저장한 것이다. JPG는 이것을 1/2~1/16정도로 압축해서 저장한다. 따라서 JPG는 바디의 파라미터들 (샤픈, 색공간, 화이트밸런스, 콘트라스트, 채도)이 모두 적용되어서 압축 저장된 결과물이라 이 파라미터들을 다시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샤픈을 한번 먹여버리면 이것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RAW에서는 간단히 옵션만 바꾸면 원래 노샤픈으로 찍은 것과 동일하게 된다.


 RAW의 좋은점은 JPG보다 정보가 풍부하다. 즉 디테일과 색정보가 많다. 그리고 후 보정에 여유가 있다. 즉 많은 보정을 가해도 잘 견딘다는 것이다. 나쁜 점을 굳이 들자면 JPG 보다 용량을 많이 차지하고 결과물을 만드는데 비교적 오래 걸리는 것이다.




12. 곤충을 찍고 싶다면?


 곤충을 잘 찍고 싶다면 그 곤충의 생태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종류의 나비는 아침 8시쯤 사람들이 잠들어 잇을 때만 찍을 수 있다. 그리고 또 어떤 나비는 1년 중 6월 10일부터 30일 사이 아침 6시에만 등장한다. 나비가 아침 이슬 때문에 날개가 젖어서 나무 위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에 그 나비를 찾아가면 나비가 손 위로 올라오기도 한다. 또 왕호색나비는 꽃의 꿀을 먹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똥을 먹는다. 동물의 배설물을 찾아서 기다리면 왕호색나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곤충접사에서는 이처럼 기다려서 찍을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  




  사진작가 김상훈은 Kish 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포토그래퍼다. 그는 과거에는 뉴욕, 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국제 그룹전 다수에 참여했다. 또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프랑스 포토에이전시, Sipa Press 뉴욕지부에서 에디터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강원대학교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이자 프리랜서로 국내외 언론매체에 사진을 기고중이다.

  그는 시위현장과 화재현장, 육군훈련, 전쟁터 등 다양한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한다. 위험하고 급박한 지역에서 자신만의 노하우와 피사체에 대한 집중력으로 훌륭한 결과물을 창조하는 그의 경험과 에피소드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서의 사진 노하우를 들어봤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그의 사진 이야기

  2008년 2월 11일 대한민국의 국보 1호가 불타던 날. 어느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사진을 촬영한 이가 바로 김상훈이다. 숭례문이 불길에 휩싸여 까맣게 타들어가던 모습을 수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로 담았지만 그의 사진은 남들과 조금 달랐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숭례문이 불타고 있는 모습, 연기로 가득 찬 모습을 담는것에 급급했다. 하지만 그는 대한민국의 보물 1호가 전소되는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 셔터를 눌렀다.연기로 뒤덮인 숭례문의 모습은 숭례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화재 현장의 모습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 불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재이며, 도저히 진압하기 힘들 정도로 불길이 거셌다는 것을 보여줬다.



 과연 불타는 한 고궁의 사진, 연기로 뒤덮인 형체를 알 수 없는 건물 사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는 사진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반적인 화재 현장에서야 불을 끄는 소방관의 모습을 찍는 것이 당연했겠지만, 그는 속수무책으로 타들어가는 숭례문을 바라보고 있는 무기력한 소방관의 모습을 담았다. 또한 타들어가는 고궁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재임을 기록하기 위해 남대문 단청의 색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처마의 곡선 등을 담아냈다.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조금 더 위험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들은 조금 위험하다.






 레바논전쟁이 발발하고 일주일 후에 다른 종군기자들과 함께 전장으로 들어갔다. 누구나 전쟁터는 참혹하고 피로 얼룩진 비참한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역시 전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런 일반화된 생각에서 비롯되는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그 안에서 남들과 다른 색다른 사진을 찍어낼 수 있었다. 폐허가 된 전쟁터 안에서도 내일의 희망을 생각하는 밝은 웃음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사진을 찍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직접 눈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간접적으로나마 현실을 보여주는 것. 그래서 그의 사진들은 조금 특별하다.  


<육군 인사이드> 대한민국 육군을 말하다. 


  그는 현재 육군 전속 사진가로 <육군인사이드>(http://blog.naver.com/sinlyu)라는 블로그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의 모습을 알리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경험하기 힘든 전투훈련 사진부터, 병사들의 내무생활 그리고 연예 병사들의 모습까지 그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실제 군대에서 본 것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곳곳에서 포성이 울리고 전투기가 도심을 활주하는 전시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훈련현장은 실전을 방불케 할 만큼 진지하고 그만큼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 위험이란 어쩌면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들이 아닌가 싶다.

   먼저 폭발물의 위험이다. 실탄을 사격하고 폭탄물들이 터지는 훈련은 각본에 의한 훈련이지만 예기치 못한 폭발사고는 항상 있을 수 있다. 항상 촬영 전에는 안전수칙을 교육받고 준비를 철저히 한다. 

    둘째는 육군 항공사진과 같은 특수 촬영을 할 때이다. 헬기의 로터 바람은 엄청나게 강하다. 또 그로 인해 발생되는 흙먼지는 카메라를 뒤덮는다. 만약 헬기 앞이나 뒤에 있으면 헬기 조종사 들이 촬영자를 보지 못하고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조종사의 시야에 확보되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헬기 자체가 굉장히 많이 흔들려 헬기 안에서 가만히 있어도 머리를 여기저기 박게 되기 때문에 헬멧을 꼭 써야한다. 몽키벨트를 써서 카메라가 떨어지지 않게 잘 고정해서 헬기 밖으로 손을 뻗어서 촬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육군 항공 촬영에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조종사와의 협력이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내는 김상훈만의 촬영 노하우


<트리밍한 사진>


  그는 촬영을 할 때 주제에 집중하는 편이라 구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트리밍 하는 것을 결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나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 구도를 생각하고 접근하게 되면 좋은 장면들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찍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 사진이 사용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 좋은 사진을 위해 트리밍 하는 것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전 중요한 과정 중 한 부분이다.

 


  헬기에서 뛰어 내리는 병사들의 모습을 찍을 때 헬기에서 뜨는 순간 병사들을 최대한 광각으로 촬영한다. 그리고 빠르게 망원렌즈로 바꿔서 장착한다. 양옆으로 움직이는 피사체는 초점을 조절하기가 용이하지만 앞뒤로 움직이는, 즉 카메라와 빠르게 멀어지는 피사체는 초점을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초점을 AF continuous 모드로 정 중앙에 초점을 두고 촬영하면 대부분 피사체에 초점이 맞게 된다.


시위현장에서는 스트로브를 사용할 수가 없다. 이번 촛불집회와 같은 경우에도 물대포가 많이 발사되었는데 카메라의 스트로브는 물에 굉장히 약하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 촬영을 할수 없는가? 그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빛이 없으면 촬영을 전혀 할 수 없었지만 현재는 좋은 장비로 ISO를 높여서 사진을 찍으면 어두운 곳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사진들은 한 번에 흥미를 끌지 못한다. 그 이유가 카메라의 시선의 위치와 우리가 흔히 가지는 시선의 위치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노파인더샷(카메라의 파인더를 보지 않고 카메라를 머리위로 들어서 촬영하거나 발밑으로 두고 촬영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는다면 특이한 앵글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보는 시선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 사진은 매우 흥미롭고 시선을 끄는 사진이 탄생하게 된다.

 흔히들 “카메라의 성능은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내는 데 있어 부수적인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도 좋은 사진으로 평가받는 과거의 수많은 사진들이 장비의 기술적 요소들 보다는 사진가의 감각에 의해서 만들어 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떤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서 카메라의 성능의 중요도가 결정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내구성이 낮은 카메라를 들고 격렬한 시위 현장이나 자연재해 속에서 좋은 사진을 찍어낼 수 없듯이 위험한 현장에서 자주 촬영 하는 그에게는 카메라의 내구성, 연사속도 등은 꼭 필요한 요소이다. 좋은 카메라와 좋은 렌즈는 보다 나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옵션이다. 보다 나은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삼는 프로 사진가에게는 이러한 옵션은 필수 아닌 필수이다.


위험하고 힘들지만 사진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


  김상훈은 위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흥미가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뉴스를 통해서만 경험했고 뉴스에서 보여지던 모습을 기반으로 인지하고 있던 상황에서 직접 사진을 찍다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포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그는 전쟁기간에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전쟁터 같지 않는 전쟁사진을 찍고 싶어 한다. ‘전쟁’이라는 무섭고 잔인한 환경에서 아이러니 하게 웃음 짓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는다거나, 전쟁 중인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프레임에 담기도 한다.


“누구나 겪는 경험 중에서 여태까지 생각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중략)… 또,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사람이 내 사진을 볼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들이 나의 사진을 보고 느끼고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그 사람들이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도 그 사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사진을 찍고 싶다”